[사설] 첨단 기술·문화 경연장 스피어…세상은 이렇게 눈부시게 변해간다

입력 2024-01-05 17:37   수정 2024-01-06 09:04

최신 기술의 향연장인 ‘CES 202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이곳 한복판에 우뚝 솟아오른 초대형 돔형 공연장 ‘스피어(Sphere)’는 미래 기술이 집약된 랜드마크다. 높이 111m, 지름 157m 규모에 외벽에 설치된 스크린 면적만 5만3000㎡에 달한다. 내부는 축구장 두 개 크기의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이 천장까지 곡면으로 이어지면서 16만7000개의 인공지능(AI) 기반 스피커와 만나 ‘초현실, 초감각’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스피어가 안내하는 올해 CES 현장의 주인공은 AI다. 문명의 대전환을 몰고 올 AI 혁명이 미래가 아니라 다가온 현실임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SK를 필두로 762개에 달하는 한국 기업도 여기서 각축전을 펼친다. ‘졸면 죽는다’는 각오로 글로벌 시장의 최전선에서 미래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국내로 눈을 돌리면 우려스러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K팝이 세계적인 조류가 된 지 오래지만 음향시설을 제대로 갖춘 대규모 공연장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미국 엔터테인먼트업체 스피어가 하남시와 ‘MSG 스피어’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빛 공해 등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들려오는 파열음이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참담한 건 극단의 정쟁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정치 현실이다. 타다 등 정치권이 기득권과 손잡고 혁신의 싹을 밟은 사례는 부지기수다. 쌍특검법에서 보듯 극한 정쟁은 이제 일상이 돼 버렸다. 이런 탓에 미래 선점을 위해 시급한 인공지능산업 육성법을 비롯해 모빌리티산업 경쟁력을 위한 미래차 특별법, 우주산업 발전에 필요한 우주항공청법,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의료법, 드론과 로봇의 택배 길을 뚫는 생활물류산업 발전법 등이 줄줄이 막혀 있다. 반개혁 세력과 손잡은 거대 야당에 밀려 노동·연금·교육 등 미래 경쟁력을 위한 3대 개혁 과제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국경 밖 변화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다. 하지만 정치권은 딴 세상을 사는 듯하다. 사회가 분열과 갈등으로 빠져드는 것은 그 후과다. 이런 퇴행적 정치는 총선 정국으로 갈수록 더욱 심화할 것이다. 정치와 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우리 경제와 산업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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